"집사람이 애착을 가지는만큼 진솔당 전시회 뒷바라지는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진솔당 규방문화회(회장 이정옥)가 기획한 민화 전시회 및 부채만들기 체험행사를 후원한 삼도주택 주택문화관 허상호 회장(사진).
그는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과 봉사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삼도주택문화관을 전시 공간으로 제공키로 하고 갤러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무료 대여다.
그러나 그동안 홍보부재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아 전시회를 요청해 오는 단체가 없어 아쉬웠다고 한다.
삼도주택 문화관은 교통이 편리한 죽도 2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50여평의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여기에다 주차장까지 갖추고 있어 전시회 개최에는 불편함이 없는 곳이다.
"처음부터 문화에 관심이 있었던건 아닙니다. 집사람이 민화이 푹 빠져 작품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문화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지요."
허회장의 부인 김태열씨는 20년이 넘게 '진솔당'에서 민화를 공부하고 연구해온 사람이다. 지난 해 5월에는 개인전을 열어 남편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허회장의 집은 박물관을 연상시킬만큼 각종 민화작품이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일목요연하게 전시된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허회장 부부가 얼마나 민화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그들이 얼마나 예술의 단비에 젖어 사는지를 알 수 있다.
"민화는 서민들의 순수한 마음과 민족의 정서를 대변함에도 제대로 평가를 못받는게 안타깝다"는 허회장은 민화예찬론자답게 이번 민화 전시회를 위해 적지않은 후원금을 흔쾌히 내놓고 장소까지 제공했다.
민화는 민족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굉장한 작품성을 갖고 있어 재평가돼야 한다는 그는 민화에 푹 빠진 부인에게 서운한 감도 없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무언가를 이룬다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애지중지하는 작품들을 출가한 딸들에게 선물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밤 1시 2시까지 작업하는 부인이 오히려 안쓰러워 곁을 지키기도 한다는 허회장. 삼도문화관이 그림, 사진 등은 물론, 수석, 난전시회 의뢰가 오면 언제든지 장소를 내주겠다며 부담없이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진용숙기자